2021년 9월 21일 바이크로 떠나는 강원도 철원여행.
올해는 추석 연휴가 길다. 코로나로 먼 곳을 갈 수없는 한계와, 올 해 내내 바빠서 추석연휴에 어디를 갈 수 있을 만한 에너지도 없다. 그래도 내내 서울 도시에만 있었고, 콧바람이라도 쐬이고 싶어서 남편과 함께 당일 여행을 계획해 본다. 우리집에는 두마리의 냥이가 있어서 실은 몇박몇일의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큰 맘을 먹어야 한다. 올 4월에 2박 3일로 제주도에 여행을 갔다왔는데, 정말 만만의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실은 2박3일 여행을 맘먹기는 정말 너무도 어려웠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을때 집은 한마디로 냥판 5분전이였고, 몹시도 냥이들을 화를 냈다... "도대체 어디갔다 온 것이냐며! 얼마나 기다리고 걱정했는 줄 아냐!!." 하면 성을 어찌나 내던지... 그다음 부터는 더욱더 여행가는 것이 두려워졌다.
우리부부는 여행가는데 그렇게 스테미너가 좋은 편은 아니다. 남들은 여행이 너무 좋아서 여행 후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다시금 떠나고 싶다고 하는데, 희한하게도 우리부부는 짐싸기-> 비행기타기 -> 돌아와서 처리할 일들을 생각하니, 쉽지않고 차를 타고 편도 3시간거리는 운전을 너무도 힘들어하는 남편에겐 쉽지 않은 결심이다. 나 또한 집순이 st. 여서 어딜 가는 것 보단 집에서 냥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선호 하기도 한다.
물론,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음식과 풍경, 그 곳의 냄새(?) 향기 를 경험해 보는 것은 너무도 신선하고 좋지만,,,, 그 마음을 먹는 것이 그리도 힘이 든다. 어찌되었건, 마음을 먹었다. 어디로 갈것인가? 가고 싶었던 곳은 원래"속초", "강릉", "양양" 이였으나... 오전8시에 일어나 움직이기로 했지만 결국 늦잠을 자는 바람에, 행선지를 "강원도 철원" 으로 정했다.
강원도 철원
과천-> 강원도 철원으로 .
이동수단은 바이크, 본네빌 T120 이다. 3시간30분 달려서 가야한다. 출발시간 12시 도착시간 15시 30분 이였다. 혼자 가면 더 편하겠지만 텐덤해서간다. (뒤에 누굴 태우고 달리는 남편이 안쓰럽다...-.-;;) 경기도 포천이 이리 넓었나 싶을 정도로 경기도 포천을 한참달려서 강원도 철원에 도착했다.
강원도 철원의 시장-> 철원 노동당사-> 철원 백마고지-> 철원 뼈칼국수 먹고 -> 집으로.
바이커들이 철원 노동당사를 찍고, 많이 오는 것 같다. 수많은 바이커들을 만나고, 철원 백마고지로 가서 휴식을 취했다. 이동내내 뜨거운 가을햇빛이 강렬해서 올해 못태운 살을 이 날 다 태운 것 같다.
강원도철원 백마고지, 노동당사에서 10분정도 달려서 좁디좁은 도로를 따라, 한적하고, 지뢰위험 문구들을 지나치며 도착한 곳. 이다.
태극기가 줄지어 있으니 아름답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게 느껴진다. 이 날은 날씨가 한 몫했다. 정말 가을 하늘이 너무 예쁜 저 멀리 가시거리가 좋은 이런날씨도 여행에 중요하다.
많은 상징들, 조금은 무섭기까지 했지만, 반대로 평온한 느낌도 있다. 가을로 황금빛 논 밭, 바람소리만 들릴 정도의 고요함, 묘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나라 국화 인 무궁화, 그리고 태극기. 애국심이 절로 일어나는 것 같다. 아.. 내가 대한민국 사람이구나 싶은 존재에대한 인지도 다시한번 해보았다.
열심히 3:30 을 달리고 왕복 7시간이라는 이동시간을 감수하고 와서 그런지 더 값지게 느껴지는 그런 당일치기 여행이였다. 무엇보다 여행은 맛집을 찾아 가는 것이 빼놓을 수 없는 목적중에 하나이다. 먹을것에 목숨을 거는 편은 아니지만, 이왕 멀리 온거 그 동네의 맛집에 가서 문화 또한 느껴 볼 수 있기에, 꼭 맛집을 찾아본다. 원래는 "철원 막국수" 집을 가려 하였으나 추석 연휴로 휴무인 관계로 차선책인 철원뼈칼국수 집을 선택했다. 칼국수에 뼈해장국에서 볼 수있는 뼈를 넣고, 맑은 국수에 칼칼하고 담백한 칼국수와 비빔칼국수의 조화는 허기진 배를 체우기에 훌륭했고, 또한 배고파서 맛있는 것이아니라 진짜 맛있는 집이다. 직원분들도 친절하다.(이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함) 곱빼기가 있었다면 곱빼기를 시켰을 만큼 배고 많이 허기졌지만,,, 보통 세트로 새우만두도 시킨다는데 ㅋㅋ 소식가인 우리 부부는 뼈칼국수와 비빔칼국수를 오손도손 나눠먹었다.^^
또 철월에 갈 일이 언제 있을가? 싶은데, 혹 아직 가보시지 않은 분이계시다면, 혹은 지금 도착해서 맛집을 찾고 계시다면, "철원 막국수" 와 철원 뼈칼국수 믿고 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철원막국수는 먹어보지 못하고 눈으로 사진으로만 보았지만,,, 맛있을 것이 분명하기에 추천 드려봅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체력이 늘어서 온다. 왜냐면, 여행은 나에겐 도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어느 한 곳"을 알게 되어 힘들지만 뿌듯 하다. 여행도 습관이다. 자꾸 가면 자꾸 가고 싶고 안가면 한없이 귀찮다. 아무래도 올 해는 일만 하느라 바뻤으니, 첫 발 떼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힘들어도 좋으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생활의 루틴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 공기, 냄새(향기), 기운, 먹거리 를 경험하고 오니 감각을 깨우기에 더 없이 좋은 것이 여행이다. 이리 좋은 줄 알지만, 마음먹기가 힘들다. 심심하리 만큼 한적하고, 고요했던 강원도를 떠나 서울로 돌아오는 서울밤 야경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아직... 난 도시가 좋아 ..헤헤헤~~"